“1년째 살아계신 분도 계세요” 그 말을 듣던 날
의사는 저에게 말했습니다.
“비슷한 분 중에서도 1년째 살아계신 분도 계세요.
너무 상심하지 마세요.”
얼마나 살 수 있냐고 괜히 물어봤다는 후회가
찰나에 들었습니다.
바로 무너졌습니다.
재수가 좋아야 몇 달 정도 살 수 있다면서
상심하지 말라니요.
그리고 더 솔직히 말하면,
저는 그렇게 운이 좋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.
하던 일을 정리하는 것도 큰일이었고,
아이들을 생각하면 10년은 더 살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.
파란만장하게 살아온 인생이
그 순간 갑자기 더 억울해지기도 했습니다.

선심 쓰듯 건넨 1년이라는 말에
몹시 화가 났습니다.
의사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,
심장이 방망이질을 쳤습니다.
그 순간,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암이 저를 어떻게 하기 전에,
제 손으로 먼저 해보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.
하지만 그 마음도 잠시였습니다.
시간이 흐르자,
암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
쉽지 않았습니다.
여기저기 정보에 휘둘리기도 했습니다.
그때는 마음이 너무 급했습니다.
몸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
기다리지 못했습니다.
이것이 좋다더라,
저걸 먹고 나았다더라,
이렇게 해야 한다더라.
뒤섞인 정보로
제 몸을 혹사시키기도 했습니다.
좋다는 건 다 먹어야 나을 것 같았습니다.
좋다는 음식과 건강식품을 검색하고,
거기에 시간과 마음을 쏟았습니다.
그때는 몰랐습니다.
한 가지 음식만으로 병이 낫는 건
불가능하다는 것을요.
암은 그렇게 시행착오를 허락할 만큼
시간을 주지 않습니다.
그런데도 가장 아까운 시간을
그렇게 흘려보내고 있었습니다.
좋다는 걸 이것저것 챙겨 먹는데도
컨디션은 점점 나빠졌습니다.
몇 달을 못 산다는 말이
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.
그래서 다시, 마음을 다잡았습니다.
‘이제는 내가 암을 주도해야 한다.
큰 줄기를 잡았다면, 그것을 기준으로
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.’
여러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면서
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추렸습니다.
그동안 쌓아두었던 이런저런 것들을 정리하고,
한 가지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.
장 관리, 혈액 관리, 해독을 위한 생활,
림프와 순환 관리로 하루를 채웠습니다.
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꾸고,
감사 일기를 쓰고, 명상을 하기도 했습니다.
그 결과,
의사에게서 “깨끗하다”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.
외과를 졸업하던 날
그날의 감동은
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.
선뜻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,
한참을 그대로 앉아있었던 기억이 납니다.
우리는 모두
각자의 면역체계로
무언가와 싸우고 있습니다.
특정한 순간에
그 무게가 우리를 압도할 수도 있습니다.
결국, 우리 면역력이
얼마나 단단한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.
겪어보니, 우리 몸은
생각보다 우리 편이었습니다.
그리고 이 과정이
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는 것도
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.
지금도 저와 같은 길을 걷고 계신 분들이
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.
제 이야기가
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.
여전히 정답은 없습니다.
하지만 자신의 노력으로
방향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
이곳에는 그 방향을 찾아가던 시간 동안
제가 배운 것들을 천천히 적어가려 합니다.
같은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이라면,
혼자가 아니라는 것을
전해드리고 싶습니다.
저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지금은 웃고 있는
분들의 이야기도 그곳에 있습니다.→