Author: 채송화

간암 말기를 극복하고, 지금은 더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. 치유 과정을 기록해나가고 있습니다.
  • 엄마를 여자로 만나면

    “엄마, 그 분홍색 박스 알지. 오늘 그 박스에 있는 사진이 보고 싶은 거야.그래서 거실에 박스를 갖다 놓고 봤단 말이야. 근데 우리 어릴 적 사진을 보는데눈물이 나는 거야.” 옛날 사진을 보며 울었다는딸의 말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. 잠들기 전, 의식처럼 치르는종아리 마사지를 하던 중이었습니다. 사진 이야기를 꺼내며멈췄던 손에 다시 힘이 들어갔습니다. “으!” 힘 조절에 실패한 딸은미안하다는 듯상체만 숙여…

  • 간암 투병 중에도, 엄마는 엄마입니다

    딸이 아침에 일어나서나에게 하는 인사는손을 흔드는 것입니다. 문을 열고“엄마 잘 잤어?”라고 묻습니다. 어릴 적, 친구들과 놀다가엄마가 부르면친구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던그때의 제 모습과 닮아있습니다. 지금은 인사하는 모습이쌍둥이 아니랄까 봐 둘이 너무도 똑같지만,어릴 때는 완전히 달랐습니다. 일 분 언니인 큰딸은자고 일어나면 항상 기분이 나빴습니다. 일어나자마자엄마 얼굴이 보여야 했습니다. 심술 난 얼굴이 귀여워서엄마를 찾아올 때까지가만히 있어 보기도 했습니다….

  • 암환자 보호자가 먼저 챙겨야 할 것

    비행기 이륙 전,늘 같은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. “비상시 보호자가 먼저산소마스크를 착용하십시오.” 그 안내를 들을 때마다보호자의 역할을 떠올리게 됩니다. 이유는 단순합니다. 내가 숨을 쉬지 못하면,옆에 있는 아이도도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. 결국 모두가 살기 위해서는나의 숨부터 확보해야 합니다. 보호자를 생각하면그 산소마스크가가끔 떠오릅니다. 보호자의 삶이 흔들리면,환자에게 건네는 손길도함께 흔들릴지 모릅니다. 무언가를 더 해주기보다,나라는 중심이먼저 단단해야 합니다. 환자의 모습에…

  • “1년째 살아계신 분도 계세요” 그 말을 듣던 날

    의사는 저에게 말했습니다. “비슷한 분 중에서도 1년째 살아계신 분도 계세요.너무 상심하지 마세요.” 얼마나 살 수 있냐고 괜히 물어봤다는 후회가찰나에 들었습니다. 바로 무너졌습니다. 재수가 좋아야 몇 달 정도 살 수 있다면서상심하지 말라니요. 그리고 더 솔직히 말하면,저는 그렇게 운이 좋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. 하던 일을 정리하는 것도 큰일이었고,아이들을 생각하면 10년은 더 살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. 파란만장하게 살아온…